“어느 날, TV 뉴스에서 한 유명인의 죽음을 보고 깊은 슬픔에 빠졌어요. 그런데 그 후로 주변에서도 이상하게 관련된 일이 연이어 일어났죠.”
우리는 종종 유명인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비슷한 사건이 연달아 보도되는 것을 목격하곤 합니다. 마치 누군가의 고통이 도미노처럼 이어지는 것처럼요.
이런 현상은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베르테르 효과(Werther Effect)'라는 이름으로 심리학과 사회학에서 오랫동안 주목되어 온 주제입니다.
🌑 1. 베르테르 효과의 정의
베르테르 효과는 유명인의 자살이나 비극적인 죽음이 언론에 보도된 후, 일반 대중 사이에서 유사한 방식의 자살이 급증하는 사회적 모방 현상을 말합니다.
이 용어는 독일의 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유래합니다.
이 소설이 출간된 18세기 후반 유럽에서는, 주인공 베르테르처럼 자신을 권총으로 쏘아 자살하는 청년들이 급증하면서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죠.
📺 2. 언제 이런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날까?
다음과 같은 조건에서 베르테르 효과는 더욱 강하게 작용합니다.
① 매체의 보도 방식
- 구체적인 자살 방법이 언급되거나
- 죽음을 미화하거나
- 감성적인 표현으로 보도할 때
→ 모방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② 인물의 유명세
- 대중에게 사랑받는 연예인, 정치인, 스포츠 스타 등이 대상일수록
→ 일반인의 동일시가 커지고, 모방 행동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③ 수용자의 심리 상태
- 기존에 우울증이나 절망감을 안고 있던 사람들
→ 유명인의 죽음을 계기로 “나도 저렇게 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며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 3. 실제 사례로 보는 베르테르 효과
- 마릴린 먼로의 자살(1962) 이후, 미국 내 자살률이 약 12% 상승한 것으로 보고됨.
- 한국에서는 유명 연예인의 자살 사건 이후, 며칠간 자살률이 두 자릿수 이상 증가한 연구도 있음.
-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를 근거로 자살 보도 가이드라인을 각국 언론에 권고하고 있음.
🔐 4.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 심리적 기전
▫ 모방 학습(Social Learning)
사람은 타인의 행동을 보고 “그렇게 할 수도 있구나”라는 인식을 배우게 됩니다.
▫ 동일시(Identification)
우울하거나 상처받은 사람은 자신이 좋아했던 유명인의 고통과 자신을 감정적으로 동일시하게 됩니다.
▫ 자살의 정당화
사회적 금기로 여겨졌던 자살이 하나의 선택지로 정당화되어 인식될 수 있음.
🌱 5. 실생활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
베르테르 효과를 막기 위한 노력은 사회 전체의 역할이 중요하지만, 개인 차원에서도 몇 가지를 기억할 수 있어요.
✅ ① 자살 보도를 비판적으로 바라보기
- 언론 보도가 감정적이고 자극적일수록 일시적으로 거리를 두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 ② 주변 사람의 정서 변화에 민감해지기
- 갑작스레 무기력해지거나, ‘죽고 싶다’는 말을 반복하는 사람이 있다면 관심과 경청이 필요합니다.
✅ ③ 전문가의 도움 권유
-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센터 등 전문가 연결을 돕는 것이 진짜 생명을 살리는 행동일 수 있습니다.
🔖 마무리하며
‘베르테르 효과’는 누군가의 죽음이 단지 하나의 개인사가 아니라, 사회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예요.
우리는 함께 살아가는 사회 속에서, 서로의 말과 행동이 가지는 무게를 조금 더 자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때로는 “괜찮아?”라는 한마디가,
그리고 “네가 소중해”라는 메시지가
어떤 사람에게는 삶을 붙잡는 손이 될 수 있어요.
'심리학 공부 > 심리학 용어'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살고 싶다는 용기” – 파파게노 효과(Papageno Effect)란? (0) | 2025.05.12 |
---|---|
🚪"이 문은 왜 당겨야 할지 알았을까?" – 우리 행동을 유도하는 숨은 설계, ‘행위지원성(Affordance)’ (0) | 2025.05.10 |
🌍 쓰레기통 너머의 메시지, 공공 정책·사회적 넛지의 비밀 (1) | 2025.05.09 |